히브리 원어성경 재해석
1절
그가 나를 데리고 성소 동쪽을 향한 바깥 문으로 나아갔는데, 그 문이 닫혀 있었다.
해설
닫힌 동문은 여호와의 영광이 들어오신 이후 더 이상 인간이 출입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는 하나님의 거룩함과 임재의 절대성을 상징한다.
2절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이 문은 닫히고 열리지 않을 것이며, 아무 사람도 그리로 들어오지 못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가 그리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닫힌 채로 있을 것이다."
해설
하나님의 영광이 거룩하게 통과한 문은 영구히 봉인된다. 이는 인간의 행위가 하나님의 임재에 간섭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3절
오직 왕은 왕의 길로 그 안에서 여호와 앞에서 먹을 수 있으며, 그 길로 들어오고 그 길로 나갈 것이다.
해설
왕(הַנָּשִׂיא, hannasi)은 메시아적 통치자를 예표할 수 있으며, 그는 하나님의 특별한 허락 속에서만 성전과 교제한다.
4절
그가 나를 북쪽 문으로 이끌어 성전 앞에 이르게 하였다. 내가 보니 여호와의 영광이 여호와의 성전에 가득하였으므로, 내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해설
하나님의 영광은 경외와 엎드림을 불러일으킨다. 에스겔은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절대적 복종으로 반응한다.
5절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셨다. "인자야, 잘 보고 귀에 들으며, 내가 네게 성전의 모든 규례와 율례를 말할 때 마음에 새겨라. 성전의 출입과 성소의 출입에 관한 모든 규례를 기억하라."
해설
거룩한 공간에서의 예배와 출입은 하나님의 법에 따라야 한다. 제사장과 백성은 경계와 질서를 따라야 함을 강조한다.
6절
너는 반역한 이스라엘 족속에게 말하여라. 주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스라엘 족속아, 너희 모든 가증한 일을 그만두라."
해설
하나님은 회복 이후에도 거룩을 지키지 않는 행위를 엄격히 금하신다. 회복은 은혜이지만 책임도 따른다.
7절
"너희가 이방인, 곧 마음과 몸에 할례받지 않은 자들을 내 성소에 데려와서 내 성전을 더럽히고, 나의 떡과 기름과 피를 드릴 때 그들이 나의 언약을 깨뜨리게 하였다."
해설
거룩한 공간에 부정한 자를 들이는 것은 언약을 훼손하는 행위다. 여기서 ‘마음과 몸에 할례’는 외적·내적 성결 모두를 의미한다.
8절
"너희가 내 성소의 직분을 지키지 않고, 대신 다른 사람을 세워서 내 성소의 직분을 맡겼다."
해설
하나님의 규정을 무시하고 세운 대리 제사장은 불법이다. 예배의 질서는 반드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9절
주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다. "마음과 몸에 할례받지 않은 이방인은, 이스라엘 족속 중에 있는 이방인이라도, 내 성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해설
거룩한 예배에는 언약 공동체의 일원만 참여할 수 있다. 이는 배타성이 아니라 거룩의 보존을 위한 경계이다.
10절
이스라엘 족속이 나를 떠날 때 레위 사람들도 그 우상을 섬겼으므로, 그 죄악을 짊어질 것이다.
해설
제사장 계열조차 타락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영적 지도자들의 배교는 공동체의 죄악을 심화시킨다.
11절
그러나 그들은 내 성소에서 수종들며 문지기와 집사 역할을 하며 번제물과 희생 제물을 위해 백성을 섬길 것이다.
해설
타락한 레위인들은 제사장의 직무는 잃었지만, 여전히 성전 봉사라는 낮은 직분은 맡는다. 이는 은혜이자 징계다.
12절
그들이 우상을 섬겼으므로, 이스라엘 족속이 죄를 짓게 했다. 그러므로 그 죄악을 짊어질 것이다.
해설
영적 지도자가 우상 숭배에 가담하면 백성 전체가 타락한다. 하나님은 그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
13절
주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다. "그들은 내 앞에서 제사장의 직분을 맡지 못하며, 어떤 거룩한 것, 지극히 거룩한 것에도 가까이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자기의 수치와 행한 가증한 일을 담당할 것이다."
해설
제사장의 직분 상실은 단순한 직업 손실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가까이할 특권을 잃는 치명적인 징계다.
14절
그러나 내가 그들을 성전의 직무에 세워 성전 안의 모든 봉사와 그 가운데서 해야 할 모든 일을 맡기리라.
해설
하나님은 완전한 배제 대신 제한적 봉사를 허락하심으로, 회개와 회복의 여지를 남겨두신다.
15절
그러나 사독 자손의 제사장들, 곧 내 성소를 지켰던 레위 사람들은 내 앞에 가까이 나아와 나를 섬기며, 기름과 피를 드릴 것이다. 이것이 주 여호와의 말씀이다.
해설
사독 계열 제사장들은 충성의 상징이다. 그들은 가장 거룩한 직무를 맡아 하나님의 임재 앞에 서는 영광을 누린다.
16절
그들은 내 성소에 들어와 내 상을 가까이 하여 나를 섬기며, 내가 맡기는 것을 지킬 것이다.
해설
사독 계열 제사장은 여호와의 상(שֻׁלְחָן יְהוָה, shulchan YHWH) 앞에서 직접 봉사하는 특권을 누린다. 이는 친밀한 임재의 자리다.
17절
그들이 안뜰의 문으로 들어올 때는 모시 옷을 입을 것이요, 그들이 성전 문 안뜰에서 수종 들 때는 양털 옷을 입지 말 것이다.
해설
모시(פִּשְׁתִּים, pishtim)는 땀을 방지하여 정결을 상징한다. 예배 봉사는 인간의 수고보다 하나님의 은혜로 해야 함을 의미한다.
18절
그들의 머리에 모자를 쓰고, 허리에 모시 바지를 입을 것이며, 땀이 나게 하는 것은 입지 말지니라.
해설
성전 봉사에서 ‘땀’은 인간적 노동과 세속적 수고를 상징하며, 하나님 앞에서는 제거되어야 한다.
19절
그들이 바깥뜰로 나갈 때는 섬기던 옷을 벗어 거룩한 방에 두고, 다른 옷을 입을 것이다. 이는 그 거룩함이 백성에게 옮겨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해설
거룩은 아무렇게나 전이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 안에서만 나누어진다. 이는 성과 속의 구분을 강조한다.
20절
그들의 머리를 밀지도 말고, 머리를 길게 자라게도 말며, 머리털을 다듬기만 할 것이다.
해설
머리 모양까지 규정한 것은 거룩한 질서와 절제의 상징이다. 제사장은 외모로도 하나님의 질서를 드러내야 했다.
21절
아무 제사장이든지 안뜰에 들어갈 때는 포도주를 마시지 말 것이다.
해설
예배 봉사 중 술을 금한 것은 정신의 맑음과 영적 분별을 지키기 위함이다.
22절
그들은 과부나 이혼한 여인을 아내로 맞지 말고, 오직 이스라엘 족속의 처녀나, 혹은 제사장의 과부만 아내로 맞이할 것이다.
해설
제사장의 결혼 규례는 혈통적·영적 순결을 지키려는 목적이다.
23절
그들은 내 백성에게 거룩과 속된 것을 구별하게 하고, 부정한 것과 정한 것을 알게 할 것이다.
해설
제사장은 단지 의식을 집행하는 자가 아니라, 말씀으로 백성의 분별력을 세우는 교사다.
24절
그들이 송사할 때는 내 법대로 재판할 것이며, 모든 절기와 안식일을 지키게 하고, 내 규례를 엄격히 준수하게 할 것이다.
해설
영적 지도자는 단순히 종교 의식만 아니라, 공동체의 정의와 질서를 세우는 책임을 진다.
25절
사람이 시체로 부정하게 되지 못하나, 부모나 자녀나 형제나 시집가지 않은 자매를 위하여는 부정하게 될 수 있다.
해설
제사장이라도 가족의 애도에는 참여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제한과 정결 규례를 따른다.
26절
그가 부정하게 된 후에는 칠 일을 계산할 것이다.
해설
부정에서 회복되는 기간을 정함으로써 거룩을 보존한다.
27절
그가 회당에 들어가 성소에서 섬길 날에 속죄제를 드려야 할 것이다. 이것이 주 여호와의 말씀이다.
해설
회복된 봉사는 속죄를 통해 다시 시작된다. 예배 사역은 항상 회개와 정결 위에 세워져야 한다.
28절
그들에게는 기업이 없을 것이다. 나는 그들의 기업이요, 그들의 소유다. 너희는 그들에게 이스라엘 가운데서 기업을 주지 말라. 나는 그들의 기업이다.
해설
제사장은 땅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을 기업으로 받는다. 이는 영적 사역자의 최고의 보상이다.
29절
그들은 소제와 속죄제와 속건제와 모든 이스라엘의 거룩한 물건을 먹을 것이다.
해설
제사장의 생활은 하나님께 드려진 것에서 나온다. 이는 봉사의 대가이자 언약의 공급이다.
30절
너희가 첫 열매와 모든 예물의 제일 좋은 것을 제사장에게 주어, 그로 네 집에 복이 임하게 하라.
해설
하나님께 드리는 첫 열매는 제사장을 통해 하나님의 복을 흘려보낸다.
31절
제사장은 스스로 죽은 짐승이나 찢겨 죽은 새나 짐승을 먹지 말 것이다.
해설
부정한 음식은 거룩을 해치기 때문에 금지되었다. 이는 생활 속에서도 거룩을 지켜야 함을 뜻한다.
🌿 오늘의 묵상
하나님의 사역자는 하나님 자신을 기업으로 삼으며, 생활과 사역 모두에서 거룩을 지켜야 한다. 거룩은 단지 예배 시간만의 모습이 아니라 삶 전체에 스며 있어야 한다.